‘예술과 삶’ 살아 숨쉬는 문화축제 꿈꾼다 

 

‘스스로 진화하는 문화예술 축제’를 표방하는 대흥동립만세의 세번 째 축제가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대흥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예산을 지원하는 지자체도, 추진을 독촉하는 세력도 없다. 단지 ‘대흥동이 갖고 있는 문화예술 재산을 가지고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축제가 벌써 3살이 된 것이다.

축제를 처음 시작한 2008년에는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몇 사람이 모였고 시민들이 문화의 터 위에서 자발적으로 즐겁게 놀아보는 축제, 저절로 ‘우리’가 되는 축제의 원형을 만들어보자는 것에 생각이 모아졌다. 짧게 말해서 ‘잘 놀아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뜻은 좋지만 축제의 예산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 홍보, 진행, 섭외 등 그 많은 일들을 누가 할 것인가? 축제의 시스템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진정한 즐거움이 꿈틀거리는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들이 분명했기에 발걸음도 가볍게 준비는 시작됐다.

그 결과 전문가에서부터 동호회까지 40여 개 팀이 참여 했다. 지난해부터는 외국의 몇몇 공연 팀들도 참여해 축제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출연료는 물론 교통비도 받지 못하지만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고 출연자나 관람자 모두 축제를 즐겼다.

해를 거듭할 수록 그 풍성함은 더해졌다. 올해의 경우 인터넷 카페나 트위터 등을 통한 홍보로 남녀노소, 장르불문 참여의지를 밝혀왔다. 특히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관객들을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아마츄어, 인디밴드들의 참여가 많았다. 강적, 식스테라 인커밍, 자판기커피숍, 청춘스타라이더스, 헬리온, 버닝햅번, 슈만공명주파수, 신경쇠약직전의 그녀들 등 40여개의 공연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축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공연을 선보였다.

대흥동립만세를 중심으로 매달 진행하고 있는 ‘아트 프리마켓’은 축제의 취지를 압축한 모습이다.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부터 다양한 예술작품, 아직도 생명력이 남아있는 모든 것이 장에 펼쳐진다. 여기에 공연까지 곁들여지니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이라는 대흥동립만세의 정신을 보여주는 듯하다. 지난 4월부터 매주 넷째주 토요일 대전평생학습관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프레 대흥동립만세’의 개념으로 존재해 온 것이다.

축제의 또다른 하이라이트는 밤 10시부터 끝을 정해놓지 않고 진행되는 ‘새벽 난장’. 끼있는 사람과 그 끼를 사랑하는 사람이 모여 한바탕 놀이마당을 펼치자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때문에 초대를 한 사람도 받은 사람도 불분명하다. 이번에는 진채 밴드, ‘노래하는 아저씨’ 홍성수, 청소년 교육문화공동체 ‘청춘’ 소속의 힙합연합, 오카리나 연주 팀 주원연 등 다양한 세대와 장르로 ‘난장’을 채웠다.

축제는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중간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들만의 축제’라는 일부의 지적도 간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흥동립만세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기획세미나에서는 축제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스스로 파헤치며 축제의 앞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대전문화연대 조지영 간사는 “무계획적이고 체계가 없어서 산만해 보일수도 있지만 누구나 참여하고 즐겁게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고 관람도 하며 즐길 수 있게 오픈되어 있는게 이 축제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있는 축제가 가능하다는 것이 대흥독립만세가 갖는 의미”라고 말했다.

[출처 : 대전일보 / 김수영 기자 swimk@daejonilbo.com / 2010-09-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