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울리는 열정의 무대 속으로  
 
 
공연 비수기철이다. 지역 공연장은 다가올 무대를 기약하듯 폭풍전야처럼 고요하다. 이러한 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연극무대 3편이 찾아온다. 충청지역 연극인들이 만들거나 주연배우로 출연하는 작품이어서 더욱 뜻 깊다. 작품 색깔도 달라 골라보는 재미도 더해준다. 1980년대의 흔적을 어루만지는가 하면,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큰 웃음과 함께 들려주기도 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작품성과 대중성도 겸비했다. 그들이 펼칠 열정의 무대를 만나본다.

 

△You don't understand=지난해 마지막을 장식했던 ‘You don't understand’가 연장 공연으로 또 다시 관객들을 찾는다. 2월 10일까지 소극장 핫도그(HotDog, 대전도시철도 중앙로역 4번 출구).

대전지역 소극장 공연을 주도해 온 ‘소극장 핫도그(HotDog)’와 지역극단 ‘놀자’가 제작한 화제작이다. 동아연극상작품상에 빛나는 ‘바다와 양산’,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우수작 ‘루나자의 춤’, 2009 서욱국제공영예술제 초청작 ‘청춘의 등짝을 때려라’ 등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언어로 독특한 연출력을 인정받아 온 송선호가 직접 극을 쓰고 연출했다.

20년 전 소박하게 지은 유 면 일가의 대도시 근교 별장이 배경. 지방대학 국문과 교수인 유면과 면의 이삿짐을 거들려고 온 제자 서근혜, 갑작스레 파리여행에서 돌아온 면의 조카 유의연이 우연히 만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그리고 밝혀지는 의연의 부모와 면의 관계, 사랑과 진실은 조금씩 드러나는데...

얼핏 단조롭게 느낄 수도 있지만 내면에 흐르는 속살은 많은 의미를 내비친다. 의연과 사실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 현재와 과거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1980년대의 삶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이 연극의 특징. 80년대의 삶과 모습이 드러나는 레스토랑 ‘장미빛 인생’, 1986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 나나무스쿠리의 ‘대니 보이’, 변증법적 유물론, 세계체제론, 시국사범, 해방신학, 장발 등 많은 상징들은 그래서 더욱 가슴을 울린다.

“이 극은 아직 흔적으로 남아 있는 80년대의 삶을 다루고 있다. 그 시대와 제가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아직 통증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빚을 진 작품이다.”

연출가 송선호의 말처럼 80년대를 살아온 이들의 삶과 진실을 풀어낸다.

지역 연극계의 활성화를 위해 힘써 온 최창우가 유 면, 정효인이 서근혜, 윤소희가 유의연으로 각각 분해 섬세한 인간심리와 열정어린 연기력을 선보인다.

화·목·금 오후 8시. 수·토 오후 4시. 일·월 공연없음. 일반 2만원, 대학생 1만5000원, 중고생 1만원. 온라인회원 우대, 단체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042(226)7664

 

△경로당 폰팅사건=이충무 건양대 공연미디어학부 교수가 글을 쓰고, 지역 극단 드림 대표 주진홍이 연출하는 등 지역 연극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순수 토종 대전 연극. 지역에서는 드물게 총 150회의 공연과 관람객 1만여명이 찾았을 정도로 작품성과 대중적 재미를 이미 인정받았다.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하는 또 한번의 연장공연이다. 22일부터 3월 14일까지 드림아트홀(대전성모병원 앞).

무대는 장수 아파트 경로당. 이 곳은 언제나 점 십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서로가 못 마땅해 보일 땐 여지없이 욕설과 드잡이가 일어나는 생기 넘치는 공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 아파트 경론당에 수 백만원에 달하는 전화요금 청구서가 날아들고 경로당 사람들은 경악한다. 전화내역을 확인한 경로당 사람들, 그것이 폰팅때문 임을 알게되고 누가 폰팅을 했는지 찾아내기 위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전화벨이 울리고 웃음이 폭발한다.’ 이 연극에 대한 입소문이다. 무대는 공연내내 유쾌함이 함께한다. 하지만 사이 사이 울리는 감동이 가슴을 짠하게 한다. 굴곡진 삶을 살아온 경로당 할머니, 할아버지들. 소외와 외로움 속에서도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며 손을 내미는 따스함과 애틋함은 가슴을 벅차게 한다. 눈물을 닦고 코를 팽 풀며 관객들을 향해 날리는 시원한 웃음소리에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들의 강인함과 무한한 사랑이 느껴진다.

김경희가 각색하고 조중석, 성용수, 최성희, 조현진, 김애경, 이은영 등 10명이 출연한다. 선배들의 탄탄한 연기를 전수받은데다 새로운 열정을 더한 만큼 보다 신선하고 재기 발랄한 무대가 기대된다.

매일 오후 7시 30분(월요일·설 연휴 2월 13, 14, 15일 공연없음). 2만원. ☎042(252)0887

 

△염쟁이 유씨=지역 공연전문그룹 아신아트컴퍼니가 올해 기획한 명품모노시리즈 제 1탄. 1000회 돌파에 관람객 15만명을 넘은 그 감동 그대로 올려지는 내전(來田)무대다. 2월 5-15일 대전가톨릭문화회관 아트홀.

이미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이 연극은 죽음을 통해 삶을 관조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유씨라는 염쟁이의 경험 속에서 인간의 원초적 질문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한다.

당연히 무겁고 지루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막이 오르는 순간 사라진다. 소박하고 진솔한 염쟁이의 삶이 관객에게 즐겁고 유쾌하게 전달된다. 그 중심에는 민족광대상을 움켜진 배우 ‘유순웅’이 있다. 청주 ‘촌 배우’에서 일약 연극계 스타로 뜬 그는 언제나 그렇듯 1인 15역을 혼자서 소화해낸다. 시종일관 웃음과 눈물이 함께 하는 그의 신들린 연기력과 열정은 또다시 무대를 감동으로 몰아넣을 예정이다.

연극을 보는 동안 관객들은 구경꾼으로서만이 아니라, 문상객으로 혹은 망자의 친지로 자연스럽게 극에 동참하게 된다. 낯선 이웃의 죽음 앞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빌던 우리네 삶의 미덕처럼, 망자를 위해 곡을 하고 상주를 위해 상가 집을 떠들썩하게 하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배우와 관객간의 경계의 파괴, 또 다른 재미다.

“죽는 것 무서워들 말아. 잘 사는 게 더 어렵고 힘들어.” 마지막 염을 마친 유씨의 말이다. 웃음과 눈물 뒤 삶의 소중함을 전하는 메시지가 가슴을 울린다.

평일 8시. 토 4시, 7시. 일 3시(수요일, 13,14일 공연 없음). 15일 3시, 6시. 전석 2만5000원. ☎1599-9210

아신아트컴퍼니(www.a-sin.co.kr)가 22일까지 마련하는 조기 예매 할인 혜택을 받으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관람을 할 수 있다.

 

[출처 : 대전일보 / 최재근 choijg21@daejonilbo.com / 2010-01-20]

 

 

 

 

▲극단 드림 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22일 오후 3시, 오후 7시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

초연 때부터 높은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은 연극 작품으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초청으로 공연된다. 이충무 건양대 교수가 희곡을 쓰고 주진홍 극단 드림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이 연극은 과로에 지친 택배회사 직원 한전나가 스트레스를 풀 생각으로 폰팅에 손을 댔다가 380만 원이라는 전화요금 고지서를 받고 한숨짓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한전나는 고민을 거듭하다 밤에 몰래 들어간 아파트 경로당에서 도둑 전화를 걸어 폰팅을 즐긴다.

매일 점 10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를 왁자지껄하게 벌이며 지루한 시간을 소일하던 경로당 노인들은 엄청난 전화요금 고지서를 받고 경악한다. 노인들은 누가 폰팅을 했는지 서로를 의심하며 욕설과 드잡이를 주고받는다. 임영주, 최창우, 남명옥, 조현진, 김소희, 이은영 등 8명이 출연한다.

[출처 : 대전일보 / 류용규 기자 / realist@daejonilbo.com / 2009-08-22] 

대전예술의 전당, 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은 21일 오후 7시30분과 22일 오후 7시,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앙상블홀에서 대전 토종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이 펼쳐진다고 밝혔다.경로당 폰팅 사건의 포스터.(사진제공=대전문화예술의전당)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은 21일 오후 7시30분과 22일 오후 7시,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앙상블홀에서 대전 토종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2008년 상반기 객석점유울110% 공연으로 경로당에서 펼쳐지는 웃음과 감동을 그려냈다.

 연극은 약 100분간 펼쳐지며 "장수" 경로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을 돌아보고 소외된 노인에 대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으며 부모님과 함께 하기 좋은 공연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한바탕 웃으면서도 가슴 한쪽이 저며 오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며 "우리들의 부모를 생각하게 해 주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출처 : 아시아뉴스통신 / 신유진 기자 / 2009. 08. 21]

경로당 폰팅사건 내일부터 문예전당서 공연 

 

 

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이 다시 대전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대전 작가(이충무 건양대 공연미디어학부 교수)와 연출가(주진홍 극단 드림 대표), 배우들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순수 토종 대전 연극.

초연 때부터 높은 작품성과 재미를 인정받은 이 작품은 대전문화예술의전당(관장 김용환) 초청을 받아 21일 오후 7시30분, 22일 오후 3시와 7시 이틀간 세 차례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 무대에 올려진다.

이어 사흘간 쉰 뒤 26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대전 중구 대흥동 성모병원 앞에 있는 소극장 드림아트홀에서 장기 공연된다.

드림아트홀에서의 장기공연은 대전시 ‘연극전용 소극장 지원사업’에 의해 새로 단장한 드림아트홀의 재개관기념 공연작으로 선정된데 따른 것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으로 제작됐다.

송 전 대전연극협회 회장(한남대 독문학과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해도 히트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연극”이라며 “대전지역 연극을 대표하는 우수작 중 하나로 서슴없이 꼽아도 될 만큼 작품성이 좋고 대중성도 높다”고 호평했다.

경로당 폰팅 사건은 반복되는 일상과 과로에 지친 택배회사 직원 한전나가 스트레스를 풀 생각으로 폰팅에 손을 댔다가 380만 원이라는 전화요금 고지서를 받고 한숨짓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폰팅에 중독돼 스스로 끊을 수 없게 된 한전나는 고민을 거듭하다 장수아파트 경로당을 발견하고 한밤중 몰래 숨어들어간 이 경로당에서 도둑 전화를 걸어 폰팅을 즐긴다.

매일 점 10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를 왁자지껄하게 벌이며 지루한 시간을 소일하던 경로당 노인들은 수백만 원의 엄청난 전화요금 고지서를 받고 경악한다. 내역을 확인한 결과 폰팅 때문임을 알고 경로당 노인들은 누가 폰팅을 했는지 서로를 의심하며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서로에 대한 의구심이 극심해진 나머지 여지없이 생기 넘치는 욕설과 드잡이를 주고받는다. 노인들은 급기야 폰팅 도둑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게 되는데….

임영주, 최창우, 남명옥, 조현진, 김소희, 이은영 등 8명이 출연한다. 드림아트홀 공연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은 오후 4시와 7시30분, 일요일은 오후 4시 한 차례 공연되며 월요일 공연은 없다. ☎ 042(252)0887

 

 

 

[출처 : 대전일보 / 류용규 기자 realist@daejonilbo.com / 2009-08-19] 

대흥동립만세   
 
지난해 이맘때쯤 대전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몇 사람이 모여 시민들이 문화의 터 위에서 자발적으로 즐겁게 놀아보는 축제, 저절로 ‘우리’가 되는 축제의 원형을 만들어보자는 것에 생각이 모아졌다. 짧게 말해서 ‘잘 놀아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뜻은 좋지만 축제의 예산은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 홍보, 진행, 섭외 등 그 많은 일들을 누가 할 것인가? 축제의 시스템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진정한 즐거움이 꿈틀거리는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들이 분명했기에 발걸음도 가볍게 준비는 시작되었다.

축제의 제목은 ‘대흥동립만세’였다. 오랜 세월 동안 대전의 중심으로 남아 있었던 대흥동 일원에서 축제를 여는 것이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장소도 소극장이나 카페, 길거리, 사무실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구성하는 장르도 공연, 전시를 비롯해 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기로 했다.

그 결과 전문가에서부터 동호회까지 40여 개 팀이 참여를 하였고 외국 공연 팀도 다섯 나라에서 참여를 하여 축제의 열기를 더해 주었다. 참가자들에게 출연료는 물론 교통비도 지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를 하였고 출연자나 관람자 모두 즐겁게 축제를 즐겼다. 지금 돌아보면 많은 아쉬움도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열매는 풍성하여지리라 기대해본다.

푸르른 오월에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모여 가을에 열릴 축제를 위한 준비들로 한창 바쁘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생각이 일렁이고 또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며,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에너지가 꿈틀거림을 느끼는 이 계절이 또한 아름답고 감사하다. 주진홍<극단 드림 대표·연극연출가>

 

[출처 : 대전일보 / 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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