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과 휴일 사흘간 대전 대흥동 ‘문화예술의거리’ 일원에서 자생적인 축제가 개최된다.

원도심 문화·예술 페스티벌인 ‘대흥동립만세’가 10일부터 3일간 대전 중구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 일대에서 펼쳐진다. 축제는 밴드, 재즈, 모노드라마 등 다양한 공연과 함께 아트마켓, 길거리 공연이 준비됐다.

특히 대흥동에서 오랜 동안 운영돼온 드림소극장, 대전아트홀, 가톨릭문화회관 등 전용 무대 공간과 북카페 이데, 커피숍 쌍리 등 새로 생긴 문화복합공간이 함께 참여해 의미가 크다.

정재돈(가톨릭문화회관 관장) 축제조직위원장은 “문화예술의 동네였던 원도심을 다시 부흥시키고자 축제를 마련하게 됐다”며 “모슨 예술장르를 느낄 수 있고, 스스로 살아 움직이고 진화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대전일보 / 김효숙 기자 / 2008-10-19]

 

유쾌한 경로당 폰팅사건 일지

 


시골 마을의 이장 댁에나 있을 법한 빨갛고 촌스러운 커다란 수화기가 한 일자로 당당하게 서있다. 아니, 그 뒤에 둘러싸인 중년 노인들이 수화기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 것이 더 정확해 보인다. 사람보다 큰 수화기 만큼 비현실적이나 위트가 가득한 그림체는 친근하고 정겹다. 개성 있는 순박한 얼굴들에 피어있는 주름과 다양한 표정은 어느 시골 마을에 가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날씨가 좋은 에메랄드빛 하늘아래 현실성 없는 커다란 수화기를 붙든 사람들의 사연이 궁금하다. 길에 서있는 팻말을 보니 장수아파트역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경로당이다.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경로당에 있을 법한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모두 장수아파트의 경로당 노인들인 것 같다. 경로당 폰팅사건이라는 작품의 제목 처럼 이들은 저 빨간 수화기로 경로당에서 폰팅을 했던 것일까?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은 대전에서 최장기공연, 최다관객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던 작품으로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 중장년층에게는 공감을, 젊은이들에게는 부모님을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이 작품은 포복절도 유쾌한 코미디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이 작품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조용히 삶을 응시하며 모이는 사교 공간 경로당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장수아파트 경로당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점 십 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곳이다. 서로가 못 마땅해 보일 땐 욕설이 난무하는 생기 넘치는(?) 공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아파트 경로당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전화요금청구서가 날아든다. 전화 내역을 확인할 결과 다름 아닌 폰팅 때문이다. 이렇게 극은 절정에 달한다. 폰팅을 누가 했는지 폰팅 도둑을 잡기 위해 한 바탕 소동이 일어나게 된다.

 

서로를 의심하며 폰팅 도둑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 노인들의 총력전! 연극 ‘경로당 폰팅사건’은 오는 3월 12일부터 3월 31일까지 소극장 모시는 사람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출처 : 2011년 2월 28일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 Recent posts